YMG Yoonseul Batang YMG 윤슬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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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빛
매화꽃
늦가을
풀뿌리
윤슬빛
매화꽃
늦가을
풀뿌리
물결 위로 부서지는 햇빛
그 조각들 사이에 바람들
윤슬이라 부르지만서도,
너의 눈빛이라고 부른다.
어제의 파도는 사라졌고
곧 스러질 오늘의 물결—
끝에 남아 마음을 적신다.
멀어져가는 노을처럼,
조각난 빛은 여전히 남아
영원히 속에 반짝이는 것
물결 위로 부서지는 햇빛
그 조각들 사이에 바람들
윤슬이라 부르지만서도,
너의 눈빛이라고 부른다.
어제의 파도는 사라졌고
곧 스러질 오늘의 물결—
끝에 남아 마음을 적신다.
멀어져가는 노을처럼,
조각난 빛은 여전히 남아
영원히 속에 반짝이는 것
아침의 물빛은 늘 조금 늦게 도착한다. 창문을 지나온 빛이 책상 위에 앉고, 컵의 가장자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오래 펼쳐둔 책의 흰 여백 위에 조용히 머문다. 나는 그 빛을 오래 바라본다. 빛은 어떤 말도 하지 않지만, 말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살아 있다는 것은 때때로 이렇게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들의 방향을 지켜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물 위의 윤슬은 한순간도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방금 반짝인 것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가고, 새로 태어난 빛은 또 다른 결로 부서진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짧은 반짝임을 오래 기억한다. 사랑도, 슬픔도, 지나간 계절도 그러하다. 오래 머문 것보다 잠시 스쳐 간 것들이 더 깊은 자국을 남길 때가 있다. 마음은 오래된 그릇처럼 비어 있으면서도, 한때 담았던 것들의 온도를 잊지 못한다.
아침의 물빛은 늘 조금 늦게 도착한다. 창문을 지나온 빛이 책상 위에 앉고, 컵의 가장자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오래 펼쳐둔 책의 흰 여백 위에 조용히 머문다. 나는 그 빛을 오래 바라본다. 빛은 어떤 말도 하지 않지만, 말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살아 있다는 것은 때때로 이렇게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들의 방향을 지켜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물 위의 윤슬은 한순간도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방금 반짝인 것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가고, 새로 태어난 빛은 또 다른 결로 부서진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짧은 반짝임을 오래 기억한다. 사랑도, 슬픔도, 지나간 계절도 그러하다. 오래 머문 것보다 잠시 스쳐 간 것들이 더 깊은 자국을 남길 때가 있다. 마음은 오래된 그릇처럼 비어 있으면서도, 한때 담았던 것들의 온도를 잊지 못한다.
나는 사물들이 가진 침묵을 믿는다. 낡은 나무 의자, 손때 묻은 종이, 비가 지나간 뒤의 돌계단, 저녁마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벽. 그것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자신을 설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제 안에 쌓인 시간을 조금씩 드러낼 뿐이다. 사람도 그렇게 늙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말이 많아지는 대신, 침묵의 깊이가 조금 더 넓어지는 쪽으로. 상처를 감추는 대신, 그것이 지나간 자리에서 작고 단단한 빛을 피워내는 쪽으로. 하루는 대개 아무 일도 아닌 것들로 이루어진다. 식어가는 차 한 잔, 이름을 잊은 꽃, 멀리서 들려오는 발소리, 잠깐 열린 문틈의 바람, 누군가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오후. 그러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언제나 그런 사소한 것들이다. 큰 사건들은 우리를 흔들지만, 작은 감각들은 우리를 살게 한다. 우리는 결국 거대한 의미가 아니라, 아주 작은 아름다움들에 기대어 하루를 건넌다.
밤이 오면 빛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낮아진다. 사물들은 조금 더 깊은 얼굴을 갖고, 마음은 그제야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천천히 꺼내놓는다. 오래전의 이름, 돌아갈 수 없는 골목, 말하지 못한 문장, 한 번 더 바라본 사람. 기억은 언제나 완전하지 않다. 그래서 아름답다. 다 말해지지 않은 것, 다 보이지 않는 것, 다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안에서 오래 흔들린다. 나는 이 세계가 완성된 문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워진 단어와 덧쓴 흔적, 머뭇거리는 쉼표와 끝내 찍지 못한 마침표들로 이루어진 미완의 원고에 가깝다. 우리는 그 위에 매일 조금씩 자신의 숨을 적는다. 어떤 날은 선명하게, 어떤 날은 흐리게. 때로는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빈 페이지 앞에 앉아 있기도 한다.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문장들이 조용히 자라고 있다.

소나무 굽었다。

무릇 금생이다。

풍란이 허공에

붓을 친다、 획이

굽은 듯 곧다。

하마 당신 올까、

무서리에도

꿋꿋한 까치밥

아、 살아 움직인다。
풀은 조용하다。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뿌리의 정적 쪽으로 마음을 눕히고 풀은

조용하다。 바람은 흐린 하늘을 쓴 소주처럼

휘저으며、 벌판을 들끓는 아픔으로 흔들며

온다。 흔들리지 않으려는 것과 흔들며

지나가는 것 사이의 긴장은 고조된다。

시간은 어디론가 숨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예기치 않은 방향에서 바람은 오고

잠시 풀은 눕고、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것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다。
풀은 조용하다。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뿌리의 정적 쪽으로 마음을 눕히고 풀은

조용하다。 바람은 흐린 하늘을 쓴 소주처럼

휘저으며、 벌판을 들끓는 아픔으로 흔들며

온다。 흔들리지 않으려는 것과 흔들며

지나가는 것 사이의 긴장은 고조된다。

시간은 어디론가 숨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예기치 않은 방향에서 바람은 오고

잠시 풀은 눕고、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것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다。
The morning’s watery light always arrives a little late.
The morning’s watery light always arrives a little late.
Light passes through the window, settles on the desk, pauses for a moment at the rim of a cup, and rests quietly on the white margin of a book left open for a long time. I look at that light for a while. Light says nothing, but it teaches us that there are things that reach the heart before words do. Perhaps being alive is sometimes just this: watching the direction of things as they disappear, unable to hold on to anything. The shimmer on water never stays in the same place, not even for a moment. What has just glimmered has already moved elsewhere, and newly born light breaks again into another grain. And yet we remember that brief sparkle for a long time. Love, sorrow, and seasons gone by are much the same. There are times when what passes briefly leaves a deeper mark than what remains for long. The heart, like an old vessel, is empty and yet unable to forget the warmth of what it once held.
Light passes through the window, settles on the desk, pauses for a moment at the rim of a cup, and rests quietly on the white margin of a book left open for a long time. I look at that light for a while. Light says nothing, but it teaches us that there are things that reach the heart before words do. Perhaps being alive is sometimes just this: watching the direction of things as they disappear, unable to hold on to anything. The shimmer on water never stays in the same place, not even for a moment. What has just glimmered has already moved elsewhere, and newly born light breaks again into another grain. And yet we remember that brief sparkle for a long time. Love, sorrow, and seasons gone by are much the same. There are times when what passes briefly leaves a deeper mark than what remains for long. The heart, like an old vessel, is empty and yet unable to forget the warmth of what it once held.
An old wooden chair, paper darkened by touch, stone steps after rain, a wall that grows slightly darker each evening. They do not hurry. They do not try to explain themselves. They simply reveal, little by little, the time accumulated within them. It would be good if people could grow old like that too. Not by speaking more, but by deepening the breadth of their silence. Not by hiding wounds, but by letting a small, firm light bloom where they once passed. A day is usually made of things that seem like nothing. A cup of tea cooling slowly, a flower whose name has been forgotten, footsteps heard from far away, the wind through a door briefly opened, an afternoon settling on someone’s shoulder. And yet it is always such small things that sustain a life. Great events shake us, but small sensations keep us alive. In the end, we cross each day leaning not on grand meanings, but on very small forms of 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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