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G Yoonseul Batang YMG 윤슬바탕

윤슬빛
매화꽃
늦가을
풀뿌리

물결 위 부서지는 햇빛
그 조각들 사이 바람
윤슬이라 부르지만,
너의 눈빛이라 부른다.
어제의 파도는 사라졌고
곧 스러진 오늘의 물결
빛은 남아 마음을 적신다.
멀어지는 노을처럼,
그 조각난 빛들은 남아
영원히 반짝이는 것

흰 물결 위에서
부서지는 햇빛.
그 조각들 사이
윤슬을 부르고,
눈빛을 부른다.
어제의 파도는
사라졌으나, 곧
스러진 오늘의
빛깔은 마음을
새롭게 적신다.

어느 늦여름 오후, 나는 강가에 앉아 물결을 바라보았다. 햇빛이 강물 위에 부서져 반짝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윤슬이라 불렀다. 바람이 불 때마다 빛의 조각들이 흔들리고, 찰나의 순간마다 형체를 달리하며 반짝였다.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그것은 기억 같았다.

손끝에 스치던 바람, 파란 하늘을 담고 있던 물살,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던 순간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끔씩 웃었고, 때로는 말없이 강물 소리를 들었다. 모든 것이 평온했다. 하지만 지금은 네가 없다. 너 없이 바라보는 윤슬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았다.

나는 가만히 손을 뻗어 물에 닿아 보았다. 손끝에서 퍼지는 잔물결, 그리고 그 위로 부서지는 빛. 잡으려 하면 흩어지고, 바라보면 반짝이던 윤슬. 어쩌면 너와 나의 시간도 그와 같았을까. 영원할 것 같았지만, 결국은 손에 닿지 않는 것. 하지만 사라진다고 해서 없어진 걸까.

소나무 굽었다。
무릇 금생이다。
풍란이 허공에
붓을 친다、 획이
굽은 듯 곧다。
하마 당신 올까、
무서리에도
꿋꿋한 까치밥
아、 살아 움직인다。

풀은 조용하다。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뿌리의 정적 쪽으로 마음을 눕히고 풀은
조용하다。 바람은 흐린 하늘을 쓴 소주처럼
휘저으며、 벌판을 들끓는 아픔으로 흔들며
온다。 흔들리지 않으려는 것과 흔들며
지나가는 것 사이의 긴장은 고조된다。
시간은 어디론가 숨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예기치 않은 방향에서 바람은 오고
잠시 풀은 눕고、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것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다。

Midway upon
the journey of
our life, I found
myself within
a forest dark.

One late summer afternoon, I sat by the river, watching the rippling water. Sunlight shattered on the surface, shimmering like scattered jewels. People called it Yoonseul. With each breeze, the fragments of light trembled, changing shape in fleeting moments, sparkling anew. It seemed as if it would disappear, yet it never truly did—just like a memory.

The breeze brushing against my fingertips, the water that held the blue sky, and the moments when we gazed at each other. We talked casually, laughed at times, and sometimes listened in silence to the sound of the river. Everything was peaceful. But now, you’re not here. The yunsul I see without you is no longer the same as it once was.

I quietly reached out my hand and touched the water. The gentle ripples spreading from my fingertips, and the light scattering over them. When I tried to grasp it, it scattered; when I looked, the yunsul sparkled. Perhaps, our time together was like that too. It seemed eternal, but in the end, it was something I couldn’t hold onto. But just because it disappears.

바람

풍경

물결

흐름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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